최근 화제가 되었던 영화 '건축학 개론'
을 보셨나요?
영화에 나오는 '기억의 습작' 이라는 노래가 주인공들을 하나의 시공간으로 옮겨주는 것처럼, 누구나 대학시절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이나 작품들이 하나씩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누군가 대학시절 수강했던 과목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과목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문학입문'수업을 꼽습니다.
문과생이었지만, 어문계열학생이 아니었던 저에게 문학입문 수업은 일주일의 3시간 수업이 30분처럼 느껴질만큼 짧았지만 당시 봄학기를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수업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책한권으로 러시아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어 준 닥터지바고라는 작품이었는데요.
그리고 닥터지바고가 뮤지컬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지 3년만에! 최근에 공연하고 있는 닥터지바고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닥터지바고는 1958년 노벨문학상에 선정되고 난 후, 2005년부터 뮤지컬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올해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예정이라고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글로벌 프로젝트의 초연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사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닥터지바고에 대한 스토리나 원작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7311
우선 저의 관람후기는 배우와 연기가 훌륭했다는 점, 화려한 무대장치들과 효과 덕분에 몰입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전쟁장면에서는 3D효과처럼 보이는 화려한 기술들 때문인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웅장함과 화려함, 그리고 배경음악과 장면들이 매우 잘 어울려 그 순간만큼은 무대에 완전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OST가 너무 좋았습니다.
)
[마치 영화세트장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은 생생한 감동을 느껴보세요]
하지만 소설 원작을 다 읽고 시험까지 본 탓인지 내용 이해도 측면에서는 장면장면마다 끊기는 느낌을 받아서 큰 감명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작품을 3시간안에 풀어야 했기 때문에 원작에서 지바고가 겪는 고뇌나 개인적인 심리에 초점이 맞춰지기에는 무리이지 않았나 싶었고, 러시아가 보이기 보다는 한남자를 사랑한 두여자와 한여자를 사랑한 세남자만 보였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던 점 중에 하나였습니다.
만약.. 책을 읽지 않고 이 작품을 접했더라면 유리 지바고는 그냥 '현모양처를 버린 바람둥이'로 밖에 보이지 않아서, 공연을 보는 내내 주인공이 그저 나쁜사람이라고 밖에 생각할 없겠구나.. 하는 점이이 작품이 원작에 비해 호평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인것 같습니다.
실제로 닥터지바고라는 책을 읽다보면 온전히 지바고 한사람의 인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러시아의 역사와 격변기 속에서 지바고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갈등, 사회와의 갈등들이 주요 흥미요소였기 때문입니다.
작품에서 지바고의 직업이 감정을 노출시켜야하는 시인이면서 동시에 냉철하고 차가워야하는 의사였다는점도 이런 갈등요소중에 하나였다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치만, 현재 가장 'HOT'한 뮤지컬배우로 꼽히고 있는 조승우씨가 '우주에서 가장 노래잘하는 사람'으로 꼽았던 홍광호씨를 바로 눈앞에서 봐서 그런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왜 홍광호씨 별명이 '홍성대'
로 불리는지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남성스러운 목소리, 정확한 대사 전달력과 풍부한 표정까지. 극의 흐름을 따라가는데는 홍광호씨의 연기가 정말 큰 몫을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소설에서 표현할 수 없는 시각적, 청각적 만족감을 채워줬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1층 R석에서 보았는데요, 크고 웅장한 장면들이 많아서 2층도 관람하기 좋을 것 같았습니다.)
봄을 느낄새도 없이 빠르게 더워지고 있는 요즘,
대학시절 추억들을 한번쯤 되살릴수 있는 음악이나 공연,영화들을 다시한번 접해보면서 그때의 기억들을 되살려보기에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닥터지바고를 보는내내 학부시절에만 할 수 있었던,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큰 자양분이 되었던 그때의 시간들과 스스로에 대한 성찰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과거로 돌아가있었습니다.
마지막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읽어주신, 닥터지바고의 작가이자 시인이었던 파스테르나크가 했던 명언이 길게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Man is born to live, not to prepare for life.
Life itself, the phenomenon of life, the gift of life,is so breathtakingly serious!
사람은 살려고 태어나는 것이지 인생을 준비하려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인생 그 자체, 인생의 현상, 인생이 가져다 주는 선물은 숨이 막히도록 진지하다!
Boris Pasternak(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
사진출처 : 닥터지바고 홈페이지 http://www.doctorzhivago.co.kr/ , Play DB 홈페이지 http://www.playd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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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 '닥터 지바고' 후기를 읽다보니 뮤지컬을 보고 싶은 생각보다 예전에 읽었던 닥터 지바고를 다시 읽고 싶은 충동이이네요... ^^